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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 흔들리는 안전자산

khkbhd 2022. 4. 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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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자산" 엔화, 역사적 약세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던 엔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28일, 엔-달러 환율*은 123.87엔까지 하락했습니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BOJ)의 확률 방어선으로 여겨지던

'구로다 라인'**인 125엔이 무너진 것입니다.

이는 근 6년 중에 가장 낮은 환율입니다.

원-엔 환율 역시 같은 날 996.55원으로

3년 3개월 중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4월 6일 현재, 엔화는 983.17원을 기록하며 약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 엔-달러 환율 : 1달러를 사기 위해 필요한 엔화의 양으로,

                               환율이 올라갈수록 엔화 가치는 하락

 ** 구로다 라인 :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2015년 엔화 약세를 견제하던 당시의 환율인 124.63엔을 의미

 

현 상황에서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당황스러운 일입니다.

과거부터 엔화는 금/달러와 더불어 가치가

쉽게 하락하지 않는 대표적인 안전자산 중 하나로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엔화는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 세계적인 위험상황이 발생할 때,

그 가치가 오히려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 정세가 불안한 요즘,

오히려 엔화는 역사적인 저점에 도달해 있습니다.

 

 

 

 

 

 

 

 엔화 가치 하락, 왜?

 

엔화 가치가 하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과
여타 선진국의 금융정책 괴리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시장이 풀린 자국의 통화를 회수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긴축정책으로는 기준금리 인상이 있습니다.

현재 미국 등 선진국은 코로나19 이후,

제로금리에 가깝게 낮췄던 기준금리를 다시 높여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정책 방향은 다릅니다.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양적완화 정책은 저금리 상태에서 중앙은행이 국채 매입 등을 통해,

최대한 많은 통화가 시장에 유통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의미합니다.

한 마디로 시중에 돈을 푸는 정책입니다.

일본은행은 금리를 동결시키고, 자국 채권 금리 상승 방어를 위해

국채를 매입하는 정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일본 엔화와 오프쇼어링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것 또한,

엔화 가치의 하락을 부추겼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본 제조업체들의

오프쇼어링*이 활발해졌습니다.

여기에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며,

일본은 화력발전 의존도를 크게 높였습니다.

결국 오프쇼어링으로 인해 일본의 수출 규모가 줄고,

화력발전 비중이 확대되며 에너지 원자재 수입 규모는 늘어난 것입니다.

이 영향으로 일본의 경상수지는 에너지 가격에 큰 영향을 받는 구조로 변화했습니다.

 * 오프쇼어링(Off-Shoring) : 기업이 제조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건비와 생산비가

                                                      저렴한 국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

 

작년 말부터 에너지 원자재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 왔습니다.

결국 일본의 지난 1월 경상수지*는 1조 엔이 넘는 규모로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적자입니다.

경상수지가 1조엔 적자라는 것은 곧 국가가 벌어들인 외화보다

소비한 외화 규모가 1조 엔 가까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즉, 일본 내에 달러가 부족해지면서,

달러의 가치는 높아지고 엔화의 가치는 낮아진 것입니다.

  * 경상수지 : 국가가 재화와 서비스를 외국과 거래한 결과로 나타나는 수입과 지출의 차액,

                        쉽게 말해 무역에서 얼마나 흑자를 봤는지 나타내는 자료

 

 

 

 

 

 

 엔화 가치 하락세의 전망과 영향

 

엔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블룸버그는 엔-달러 환율이 1990년 이후

최고치인 150엔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일본과 주요 선진국 간 금리 차이가 앞으로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아직 금리 인상 언급이 없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Fed)는 내년까지 10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금리 차가 커지면 금리가 낮은 일본의 엔화를 팔고,

그림가 높은 미국의 달러화를 사는 사람들이 늘기에,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엔화 가치 하락은 우리나라에게 악재로 작용할 위험이 높습니다.

자국 통화가 약세일수록 수입에는 불리하지만,

수출에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올해 하반기까지 엔화 약세가 장기화되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일본 기업들에 비해 낮아지게 됩니다.

특히 자동차/조선/전자산업 등 일본 기업과 직접 경쟁하는 산업들은

대응책 마련을 위해 고심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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